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한국과 해외예능 포맷 비교분석:한국 ‘놀면 뭐하니?’ vs 미국 ‘Saturday Night Live’

manualnews 2025. 6. 30. 18:00

현대 예능의 흐름은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 고정된 포맷에 얽매이지 않고,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예능 포맷을 해체하고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놀면 뭐하니?>이고, 오랜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 대표작이 미국의 <Saturday Night Live(SNL)>다.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코미디와 음악, 사회적 풍자, 게스트 쇼의 성격을 넘나드는 예능 포맷을 갖고 있지만,그 접근 방식과 핵심 철학은 완전히 다르다.‘놀면 뭐하니?’는 1인 다역, 가상 캐릭터, 확장 유니버스창조적 혼종을 실험하는 예능 실험실이고,‘SNL’은 정치, 시사, 대중문화 풍자를 전통적인 라이브 코미디 쇼 형식으로 구현미국 코미디의 상징이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지만, 예능을 통해 사회를 읽고 시대를 기록하는 방식에서서로 다른 문화적 깊이와 제작 전략을 보여준다.

 

한국과 해외예능 포맷 비교분석:한국 ‘놀면 뭐하니?’ vs 미국 ‘Saturday Night Live’

놀면 뭐하니?: 유재석이라는 플랫폼, 캐릭터로 확장되는 한국형 자유 예능

MBC의 <놀면 뭐하니?>는 2019년부터 방영된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로,초기에는 ‘릴레이 카메라’라는 단순한 콘셉트로 시작했지만
유재석 1인 다역 프로젝트를 통해 가요, 트로트, 혼성그룹, 힙합, 예능 MC, 광고 모델 등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창조하는 독보적인 형식으로 진화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획과 즉흥, 설정과 리얼리티가 유기적으로 섞인 구조를 갖는다.예를 들어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가수 캐릭터로 데뷔하면,제작진은 실제로 음원을 제작하고, 홍보 방송에 출연시키고,실제 가수들과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확장 유니버스를 구축한다.‘놀면 뭐하니?’는 고정된 출연진, 장르, 포맷이 없다.
주제에 따라 언제든 음악 예능이 되기도 하고,다큐멘터리, 캠페인 프로그램, 관찰 리얼리티로 변신하기도 한다.이유 있는 무질서 속에서 한국인의 유연한 서사 수용 태도를 반영하며,시청자는 매주 ‘이번엔 어떤 실험을 할까’를 기대하게 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사회 현상과 정서를 감각적으로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코로나19 시기에는 ‘환불원정대’와 ‘싹쓰리’처럼
추억과 위로를 담은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사회적 피로감을 해소하고 세대 간 소통을 유도했다.이는 한국 예능이 가지는 공감 능력과 현실 밀착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놀면 뭐하니?’의 핵심은 유재석이라는 멀티 플랫폼형 인물을 기반으로 끝없이 확장 가능한 콘텐츠 실험을 실행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고정 포맷이 아닌,사람과 아이디어 중심의 예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상징적 모델이다.

Saturday Night Live: 미국식 풍자 코미디의 제도화된 정통 무대

<Saturday Night Live(SNL)>는 미국 NBC에서 1975년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브 코미디 쇼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간 뉴스, 정치, 셀럽, 문화 현상 등 모든 사회 이슈를 소재로 삼아 생방송 형식의 콩트, 뮤지컬, 인터뷰, 패러디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해 보여준다.SNL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 풍자’의 자유로움과 사회 비판의 날카로움’이다.
대통령부터 연예인까지 누구도 예외 없이 대상이 되며, 특정 정당을 향한 조롱, 백악관 풍자, 선거 패러디 등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이는 미국 사회가 표현의 자유를 예능 콘텐츠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SNL은 고정 출연진이 있으며, 매주 특별 게스트가 출연해연기, 노래, 콩트, 패러디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펼친다. 그 안에서 게스트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재해석하거나, 자기 자신을 풍자하는 등 자기 패러디의 방식으로 대중과 거리감을 줄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SNL은 코미디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임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콘텐츠다.이는 미국 사회에서 코미디언이 사회적 지성인 역할까지 겸하는 독특한 문화와도 연결된다.SNL을 거친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정치 풍자 영화, 토크쇼, 시트콤의 중심 인물로 성장했으며,이 프로그램 자체가 코미디 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라이브로 진행된다는 점도 SNL의 상징성에 힘을 실어준다.생방송 특유의 긴장감, 대본을 넘어서는 애드리브,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고까지 모두리얼함과 예측불가능성을 콘텐츠의 재미로 승화시킨다.

실험과 전통, 자유와 구조의 경계에서 웃음을 주는 방식

‘놀면 뭐하니?’와 ‘Saturday Night Live’는 모두 예능 포맷의 경계를 넓힌 대표작이지만,그들이 콘텐츠를 구성하고 사회와 연결하는 방식은 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를 고스란히 반영한다.‘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실험하고, 캐릭터를 창조하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유연한 예능의 확장성을 보여준다.한국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공감, 위로, 다층적 의미 부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극대화된다.또한 시대 흐름에 맞춘 빠른 기획력과 대중 정서 반영 능력은한국 예능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작용한다.

반면 SNL은 제작 시스템, 포맷, 메시지 구조 모두가 매우 탄탄하게 설계된 전통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이다.콘텐츠 안에는 미국 특유의 정치 비판 문화, 자기 표현의 자유, 유머를 통한 사회적 해석이 녹아 있으며,그 흐름은 수십 년간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코미디는 곧 저항이며 해석이다’라는 철학이 기반이 되어 있는 프로그램인 것이다.결국 <놀면 뭐하니?>가 포맷을 뛰어넘는 유연함과 창조성으로‘예능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SNL>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코미디의 공공성’을 지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이 두 프로그램의 존재는예능이라는 장르가 단지 웃음을 유도하는 수단이 아니라,사회와 시대를 연결하는 문화적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