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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맛있는 녀석들’ vs 미국 ‘Man vs Food’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3. 14:00

    현대 예능 콘텐츠에서 ‘먹는 행위’는 하나의 주제나 구성 요소를 넘어 콘텐츠의 중심 축이 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먹는지’를 보고 즐기고 따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먹방’이라는 장르를 형성했으며, 방송사와 제작진은 이를 다양한 포맷으로 발전시켜 왔다. 특히 ‘음식 리뷰형 예능’은 출연자가 음식을 직접 먹고, 그것을 평가하거나 체험하며, 시청자에게 대리 만족과 정보를 제공하는 포맷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의 대표적인 먹방 예능 ‘맛있는 녀석들’과 미국의 ‘Man vs Food’는 음식 리뷰형 예능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맛있는 녀석들’은 유쾌한 캐릭터들이 음식을 풍성하게 먹으며 맛 표현, 조합, 먹는 방식 등을 소개하고, 시청자에게 심리적 만족감과 유쾌한 재미를 제공한다. 반면 ‘Man vs Food’는 미국 전역의 거대한 음식 도전 과제를 중심으로, 극복, 도전, 양과 시간에 맞선 식사를 핵심 재미로 삼는다.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먹방 예능이지만, 문화적 코드, 시청자 기대, 연출 전략, 메시지의 방향에서 확연히 다른 지점을 가진다. 이 글에서는 ‘맛있는 녀석들’과 ‘Man vs Food’를 비교 분석하며, 국가별 먹방 문화의 본질적 차이와 예능 콘텐츠 전략의 방향성을 파악해본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맛있는 녀석들’ vs 미국 ‘Man vs Food’

    한국 ‘맛있는 녀석들’: 유쾌한 공감과 ‘진심 먹방’ 중심의 감성 예능

    ‘맛있는 녀석들’은 2015년 Comedy TV(현 iHQ)에서 시작된 장수 먹방 예능이다. 기본 포맷은 단순하다. 출연자 네 명이 함께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맛보고, 맛 표현과 먹는 리액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 단순한 구조 속에는 한국형 먹방이 가진 정서적, 사회적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매력은 출연진이 "정말로 배가 고파 보이고, 정말로 맛있게 먹는다"는 신뢰감에 있다. 음식은 단순한 촬영 소품이 아니라, 출연자들의 진심 어린 리액션과 대화의 중심이며, 시청자는 이를 통해 ‘같이 먹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한국 먹방의 본질은 공감과 감정의 연결에 있다. ‘맛있는 녀석들’은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출연자들의 캐릭터, 음식 앞에서의 솔직한 리액션, 사소한 조합 꿀팁(예: 간장게장+밥+김 조합) 등을 활용한다. 또한 제작진은 자막, 슬로우 모션, 확대 컷 등을 통해 음식의 감각적 요소를 강조하며 시청자의 식욕을 자극한다.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이 결코 음식 정보 제공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먹는 시간’은 ‘함께 웃는 시간’이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유쾌한 시간으로 작동한다.

    특히 한국의 먹방은 단체 식사, 나눔, 대화라는 공동체 문화와 깊게 연결돼 있다. ‘맛있는 녀석들’에서도 항상 ‘같이 먹는 즐거움’이 강조되며, 출연자들 간의 케미, 눈치게임, 벌칙 먹방 등은 음식을 매개로 한 인간관계의 유희로 발전한다. 이런 요소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혼밥보다 함께 밥 먹는 문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동시에 ‘나도 저기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먹방은 이처럼 정서적 연결의 도구로 활용된다.

    미국 ‘Man vs Food’: 도전과 과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먹방

    ‘Man vs Food’는 2008년 Travel Channel에서 처음 방영된 미국의 먹방 예능으로, 처음부터 극한 음식 도전을 전면에 내세운 포맷으로 화제를 모았다. 출연자(초기 시즌에서는 아담 리치먼, 이후 케이시 웹)가 미국 전역의 유명 음식점들을 찾아다니며 특대 사이즈, 극한 매운맛, 제한 시간 내 클리어 미션 등 고난도 도전 메뉴를 시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포맷은 시청자에게 "먹는 것을 넘은 전투"라는 감각을 전달하며, 음식이 아니라 출연자의 의지와 신체적 한계를 보는 리얼리티 쇼에 가깝다.

    미국 먹방의 핵심은 ‘쇼’다. ‘Man vs Food’는 음식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대상으로 삼는다. 음식을 즐기는 태도보다는 극복하는 자세, 불가능을 향한 도전이 강조되며, 출연자는 한 끼 식사를 마치 스포츠처럼 수행한다. 프로그램은 미션 수행 장면을 슬로우 모션, 사운드 효과, 긴박한 카운트다운과 함께 편집하며, 경쟁적이고 극적인 리듬감을 형성한다. 이는 미국 예능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챌린지 포맷’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음식의 양과 강도를 강조한다. 도전 과제가 대부분 '피자 3판', '핫도그 15개', '핵매운 버거 5분 안에 먹기' 등으로 구성돼 있어, 먹는 행위 자체가 스릴로 작동한다. 이는 미국인의 ‘극복 서사’와 ‘성취 문화’를 반영한 구성이다. 시청자는 음식 자체보다 출연자의 리액션, 실패와 성공의 순간, 도전을 마친 후의 만족감을 즐긴다. 결과적으로 ‘Man vs Food’는 음식 예능이지만, 스토리의 중심은 사람의 한계와 그것을 뛰어넘는 서사에 있다. 먹방이 곧 서바이벌인 셈이다.

    두 포맷의 문화적 차이와 ‘먹방’의 미래 방향성

    ‘맛있는 녀석들’과 ‘Man vs Food’는 모두 음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지만, 문화적 배경과 콘텐츠 전략의 차이로 전혀 다른 결을 가진 프로그램이 되었다. 한국의 ‘맛있는 녀석들’은 음식과 사람, 감정이 유기적으로 얽힌 공감형 먹방 포맷으로 진화했으며, 출연자의 캐릭터와 관계성이 먹방의 재미를 완성시킨다. 반면 ‘Man vs Food’는 음식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기보다,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한계를 콘텐츠로 승화한다. 이 둘의 차이는 단지 포맷 차이가 아니라, ‘먹는 행위에 대한 문화적 인식의 차이’다.

    한국 먹방은 ‘함께 먹는 것’과 ‘맛을 표현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음식은 감정 교류의 도구다. 미국 먹방은 ‘얼마나 먹을 수 있는가’와 ‘도전 자체의 서사’에 집중하며, 음식은 극복 대상이자 쇼의 재료다. 이는 결국, 공동체 중심의 한국적 정서와 개인의 성취를 중시하는 미국적 사고의 차이를 반영한다. 또한 한국은 ‘맛’과 ‘표현’을 중시하기에, 방송 전반에 걸쳐 자막과 리액션이 핵심적이며, 미국은 ‘과시’와 ‘과정’을 중시하여 실제 상황 중심의 리얼리티 편집이 주를 이룬다.

    앞으로의 먹방 콘텐츠는 이 두 방향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공감과 정보 제공을 겸비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미션 요소나 긴장감을 삽입하는 포맷이 주목받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각적 비주얼, 언어 장벽 없는 먹는 소리, 음식의 문화적 맥락 해석이 먹방 콘텐츠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결국 먹방은 단순한 식사 장면이 아니라, ‘음식이 매개가 된 인간 서사’가 중심이 되는 장르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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