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프로듀스 101’ vs 미국 ‘X Factor’

manualnews 2025. 7. 2. 19:00

전 세계에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은 하나의 문화 산업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재능을 뽐내는 무대에서 벗어나, 시청자 참여, 드라마틱한 서사, 스타 탄생의 과정이 결합된 복합 콘텐츠로 진화한 것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오디션 예능’을 정교하게 설계해왔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의 ‘프로듀스 101’ 시리즈와 미국의 ‘The X Factor’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두 프로그램은 공통적으로 ‘일반인 → 스타’라는 서사를 바탕으로 진행되지만, 투표 시스템, 출연자 구조, 연출 방식, 스타 탄생 메커니즘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프로듀스 101’은 2016년 Mnet을 통해 시작되었으며, 국민 프로듀서라는 시청자 참여형 투표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워 신개념 오디션 포맷을 개척했다. 반면, ‘X Factor’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확장된 글로벌 포맷으로, 심사위원 중심의 평가와 대중 투표를 절묘하게 조합해 긴장감과 흥미를 유도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스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대중의 ‘선택’과 감정 이입을 유도하지만, 그 선택의 구조와 연출 방식은 각기 다른 문화적 전략을 내포한다. 이 글에서는 ‘프로듀스 101’과 ‘X Factor’를 비교하며, 투표 시스템과 서사 구조의 차이가 어떻게 콘텐츠 몰입도를 결정짓는지를 심층 분석한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프로듀스 101’ vs 미국 ‘X Factor’

 ‘프로듀스 101’: 팬덤 중심의 투표 시스템과 감정 설계형 서사 구조

‘프로듀스 101’은 대중을 ‘국민 프로듀서’로 설정하며, 시청자에게 데뷔 멤버를 직접 선택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 포맷은 그 자체로 강한 몰입과 팬덤 형성을 유도하며, 리얼리티와 선거형 투표의 결합이라는 독창적 구조를 만들어냈다. 참가자는 연습생 신분으로 등장해 팀 미션, 개인 미션, 콘셉트 평가 등을 거치면서 점차 성장하고, 그 과정이 시청자에게 감동과 공감을 유도하는 드라마로 편집된다. 특히 각 참가자의 ‘서사’와 ‘서열’이 투표 결과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시청자는 콘텐츠에 몰입하면서 동시에 투표 참여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투표는 모바일, 포털, 문자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아이돌 팬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팬은 단순한 시청자가 아닌 ‘연습생의 성공을 만드는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되며, 이 구조는 참가자에 대한 충성도와 장기적 팬덤으로 이어진다. 출연자의 개인 서사, 눈물, 다짐, 실수, 성장 등은 모두 편집과 연출을 통해 극대화되며, 한 명의 참가자가 탈락하거나 1위를 차지하는 순간마다 시청자는 직접적인 감정적 보상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지나치게 팬덤 중심으로 치우치며, 공정성 문제, 투표 조작 논란, 연습생 소외 문제 등 부작용도 많았다. 실제로 ‘프로듀스’ 시리즈는 투표 조작 사건으로 법적 책임과 대중 신뢰 추락이라는 결과를 맞았고, 그 이후 ‘시청자 참여형’이라는 구조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포맷은 단기간에 팬덤을 확보하고 데뷔와 동시에 높은 화제성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 완성도는 매우 높은 오디션 포맷으로 평가된다.

 ‘X Factor’: 전문가 평가와 대중 투표의 절충형 경쟁 구조

‘The X Factor’는 영국 ITV에서 시작되어 미국 FOX, 세계 각국으로 포맷이 수출된 대표적인 글로벌 오디션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 심사위원의 평가 + 대중 투표라는 이중 구조를 바탕으로 한다. 초반에는 심사위원이 참가자를 선별하고 멘토링하며, 후반 라운드에서는 시청자가 실시간 투표로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단순 투표 경쟁이 아니라, 심사위원과 참가자 간의 관계, 멘토링, 갈등, 평가의 내러티브가 콘텐츠의 중심을 이룬다.

‘X Factor’는 참가자의 실력뿐 아니라, 개성, 무대 연출, 스토리텔링, 인간관계까지 복합적으로 평가하며, 심사위원은 각기 다른 색깔의 조언을 통해 출연자의 성장을 돕는다. 이 과정은 방송 전반에 걸쳐 심사위원도 하나의 출연자 역할을 하게 만들며, 시청자는 특정 심사위원과 참가자의 팀을 응원하는 구조로 감정이입을 확장한다. 투표는 일반 시청자 참여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초반에 전문가가 기본 선별 작업을 함으로써 실력 기반 평가라는 신뢰감을 유지한다.

또한 ‘X Factor’는 탈락자에 대한 복귀 기회, 심사위원의 와일드카드 제도, 듀엣 미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디션 포맷을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설계한다. 출연자 개인 서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콘텐츠 전체를 완성도 높은 엔터테인먼트로 제작함으로써, 한 사람의 성장보다는 프로그램 전체의 흥미 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구조는 대중성과 전문가 평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포맷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두 포맷의 전략적 차이와 글로벌 오디션 콘텐츠의 방향성

‘프로듀스 101’과 ‘X Factor’는 모두 대중의 참여를 중심으로 스타를 만드는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그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의 ‘프로듀스’는 감정 중심 서사, 팬덤 기반의 투표 시스템, 서열 경쟁을 강조하며, 시청자의 감정 몰입과 소비 행동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반면 미국의 ‘X Factor’는 전문성과 대중성이 결합된 심사 구조와 콘텐츠 완성도 중심의 오디션 포맷을 지향하며, 시청자에게는 ‘공정한 경쟁’을 보여주는 데 무게를 둔다.

이러한 차이는 문화적 소비 방식과 방송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팬덤 문화가 강하고 아이돌 산업이 정교하게 작동하는 시장이기에, 대중의 ‘선택’이 곧 성공으로 직결된다. 반면 미국은 음악 장르와 연령대가 다양하고, 전문가의 신뢰도와 브랜드 파워가 콘텐츠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오디션 예능도 각국의 미디어 생태계와 대중 심리에 맞춰 설계된다.

글로벌 콘텐츠로서 확장성을 고려하면, ‘X Factor’는 포맷 자체가 단단하게 설계되어 다양한 문화권에서 현지화가 용이하다. 반면 ‘프로듀스 101’은 팬덤 중심 투표 구조의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아시아권에서만 강한 영향력을 가지며, 서구권에서는 현실적인 운영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두 포맷 모두 참여형 리얼리티 콘텐츠의 진화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디션 예능의 성공 공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비교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