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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워크맨’ vs 영국 ‘Dirty Jobs’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4. 09:00

    최근 예능 콘텐츠는 기존의 연예인 중심 오락 요소를 넘어, 현장 체험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업 체험 예능’은 대중적 인기와 함께 정보 전달, 현실 공감, 직업 존중이라는 다층적 목적을 수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직업은 단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과 삶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직업 현장을 체험하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과 공감을 유도하게 된다. 여기에 ‘연예인’이라는 익숙한 인물이 낯선 직업을 체험하면서 생기는 충돌과 적응의 과정은 예능적 재미로도 작용한다.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바로 한국의 ‘워크맨’과 영국의 ‘Dirty Jobs’다. ‘워크맨’은 전직 아나운서 장성규가 매 회 다른 직업에 도전하며 하루 아르바이트 체험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풀어내는 웹 예능이고, ‘Dirty Jobs’는 방송인 마이크 로우가 미국 전역을 돌며 고된 현장 직업을 직접 체험하고 그 가치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형 리얼리티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일의 현장을 중심으로 하지만, 연출 전략, 주제 의식, 공감 방식, 콘텐츠 톤앤매너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이 글에서는 ‘워크맨’과 ‘Dirty Jobs’의 포맷을 비교해, 직업 체험 예능이 단순 노동 관찰을 넘어서 사회적 의미로 확장되는 방식을 분석한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워크맨’ vs 영국 ‘Dirty Jobs’

    한국 ‘워크맨’: 빠르고 유쾌한 소비형 체험 콘텐츠

    ‘워크맨’은 2019년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시작된 웹 예능으로, 짧고 빠른 편집, 자막 중심의 리액션, MZ 세대 감성을 앞세워 단기간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기본 포맷은 진행자가 매주 새로운 현장 직업에 도전하고, 하루 동안 직접 일하며 그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구조다. 직종은 카페 알바부터 공장, 관공서, 방송국, 병원 보조직까지 다양하며, 노동의 난이도보다는 직업의 체험 요소와 현장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다.

    ‘워크맨’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감 있는 편집과 자막 중심의 유머 구조다. 빠른 템포, 밈 활용, 출연자의 돌발 멘트 강조, BGM 반복 등은 시청자에게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웃음을 주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장성규 특유의 ‘비전문성’과 ‘무너지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나라도 저럴 수 있겠다”는 친근감과 공감을 형성한다. 이는 노동 현장의 무거움을 덜고, 오히려 가벼운 재미 속에 현실의 민낯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노동의 본질’을 체험한다기보다, 현장의 단면만을 간단히 스케치하는 구조에 가깝다. 정보 전달은 최소화되어 있고, 감정선보다는 리액션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깊은 이해나 사회적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하지만 콘텐츠 소비 방식이 점점 짧고 가벼워지는 시대 흐름에서, ‘워크맨’은 직업 체험을 대중적 콘텐츠로 만든 성공 사례임은 분명하다. 이는 노동 현장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영국 ‘Dirty Jobs’: 고된 노동의 인간적 가치에 주목하는 리얼리티

    영국 BBC와 미국 Discovery 채널에서 방영된 ‘Dirty Jobs’는 진행자 마이크 로우가 미국 각지를 다니며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하수구 정비공, 도축장 직원, 쓰레기 처리원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고된 노동 현장을 다루며,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노력, 기술, 자부심을 조명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노동의 위대함과 불평등한 시선의 전복에 있다.

    ‘Dirty Jobs’는 마이크 로우의 진심 어린 태도와 공감력 있는 내레이션, 그리고 제작진의 현장 밀착 촬영 방식을 통해 노동 그 자체의 서사를 드러낸다. 출연자는 하루 동안 현장에 투입되어 실제 직원과 똑같이 일하고, 그 과정을 통해 일에 담긴 정신, 기술적 난이도, 인간적 감정을 직접 보여준다. 편집은 비교적 느긋하며, 장면과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어, 시청자는 출연자와 함께 노동의 의미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Dirty does not mean worthless"라는 메시지를 중심에 두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성과 필수성을 강조한다. 이는 시청자에게 노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존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단순한 예능 이상의 감동과 성찰을 제공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Dirty Jobs’가 방송된 이후, 직업 인식 개선 캠페인과 직업 교육 프로그램과의 연계 사례도 이어지며, 사회적 파급력을 가진 예능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예능으로 본 직업 체험 포맷의 전략과 가치 차이

    ‘워크맨’과 ‘Dirty Jobs’는 모두 직업 체험이라는 동일한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연출 전략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극명하게 다르다. ‘워크맨’은 빠르고 가벼운 접근을 통해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 부합하는 직업 체험물로 자리 잡았고, ‘Dirty Jobs’는 깊이 있는 공감과 몰입형 구조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조명하는 다큐형 리얼리티로 발전했다. 전자는 오락과 브이로그형 체험, 후자는 의미 중심의 리얼리티 다큐에 가깝다.

    문화적 차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국은 사회적으로 빠른 템포와 위트 있는 편집, 그리고 ‘웃음을 통한 공감’을 선호한다. 따라서 ‘워크맨’은 직업 현장에서도 유머와 리액션을 중심에 두며, 현장의 현실성은 유머의 배경으로 기능한다. 반면 영국 및 미국은 직업의 가치와 사람의 스토리에 더 무게를 두며, 진정성 있는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긴다. ‘Dirty Jobs’는 웃음보다 공감과 존중의 메시지를 전면에 배치한다.

    이 두 포맷의 차이는 직업 예능이 단순히 ‘일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그 일이 담고 있는 사회적 의미와 인간적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직업 체험 예능이 지속 가능하려면, 단순한 체험을 넘어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 직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 그리고 감정적 서사를 함께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워크맨’의 대중성은 ‘Dirty Jobs’의 진정성과 결합해, 더 강력한 콘텐츠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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