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꽃보다 청춘’ vs 미국 ‘Jack Whitehall: Travels with My Father’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4. 14:00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 콘텐츠는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여행 예능은 단순히 낯선 장소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 간의 감정, 갈등, 유대감이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관계 중심의 서사 구조’를 품는다. 특히 친구, 가족, 동료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예능 장르 안에서 ‘일상의 확장’과 ‘진정한 나의 발견’이라는 메시지를 품으며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꽃보다 청춘’과 미국의 ‘Jack Whitehall: Travels with My Father’는 각국의 관계 중심 여행 예능을 대표하는 포맷으로 볼 수 있다. ‘꽃보다 청춘’은 친한 친구 혹은 동료가 즉흥적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중심으로, 우정과 청춘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반면 ‘Jack Whitehall: Travels with My Father’는 영국의 코미디언 잭 화이트홀과 그의 보수적인 아버지 마이클이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세대 차이 기반의 유머와 감정 교류를 중심에 둔다. 이 두 프로그램은 여행이라는 공통된 외형을 갖고 있지만, ‘관계’를 바라보는 문화적 관점, 감정 연출 방식, 유머와 진심의 표현 전략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꽃보다 청춘’과 ‘Travels with My Father’의 예능 포맷을 비교하여, 관계 중심 여행 예능의 글로벌적 진화와 문화 코드의 차이를 분석한다.
한국 ‘꽃보다 청춘’: 청춘의 낭만과 우정의 감정을 여행에 녹이다
tvN의 ‘꽃보다 청춘’은 나영석 PD가 연출한 ‘꽃보다 시리즈’ 중 하나로, 2014년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감성 여행 예능이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유로운 청춘들이 짧은 시간 안에 아무런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즉흥성에 있다. 출연진은 대부분 이미 함께 활동한 연예인들이며, 서로 깊은 친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행 속에서 우정, 갈등, 감정적 위안 같은 진심 어린 감정들이 드러난다. 그 과정이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지며, 시청자에게는 일종의 힐링과 대리 체험의 경험을 제공한다.
‘꽃보다 청춘’의 연출 전략은 풍경 중심의 촬영, 서정적인 음악, 인터뷰 형식의 감정 회고 장면을 통해 감성적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밤하늘을 배경으로 출연자들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거나, 길 위에서 힘들어하는 장면을 감각적으로 편집하여, 청춘의 불안함과 우정의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장소보다는 그곳에서 함께하는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며, 여행은 그 감정을 이끌어내는 배경으로 기능한다. 이 점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여행 정보 예능이 아닌, 감정 기반 서사 예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청춘’이라는 키워드는 꿈, 불안, 관계, 독립 등 복합적 감정을 내포하며, ‘꽃보다 청춘’은 그 감정을 우정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적 장치로 활용한다. 출연자들의 인기는 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이며, 그들의 ‘진짜 모습’은 연예인이라는 가면을 벗고 한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감정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꽃보다 청춘’은 낭만적 여행과 인간 관계를 결합해 감성 서사를 극대화한 포맷으로, 한국형 감정 예능의 정수를 보여준다.
미국 ‘Travels with My Father’: 세대 충돌과 유머로 풀어낸 관계의 재발견
영국 출신 코미디언 잭 화이트홀이 주연한 ‘Jack Whitehall: Travels with My Father’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코미디와 가족 관계가 결합된 여행 다큐형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적이고 형식적인 아버지 마이클과 자유분방하고 장난기 많은 아들 잭의 대비적인 성향이 콘텐츠 전반의 갈등과 유머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여행지는 아시아, 동유럽, 미국, 호주 등 다양하지만, 어디를 가든 두 사람 사이의 세대 차이, 가치관의 충돌, 애정 어린 티격태격이 핵심 콘텐츠가 된다.
‘Travels with My Father’는 전통적인 여행 예능의 미학보다는 캐릭터 기반 유머와 상황극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를 들어, 잭이 클럽이나 오토바이 체험 같은 자유로운 활동을 제안하면, 아버지는 늘 진지하게 반대하며 고전적 문화 체험을 원한다. 이 대립 구조는 결국 웃음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되며, 시청자는 이들이 서로 부딪히면서도 결국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통해 세대 간 소통과 가족 간 감정 회복이라는 감동적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프로그램이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머와 불편함,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감정이 서서히 드러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전형적인 서구 예능의 감정 설계 방식과도 연결된다. “진심은 드러내지 않고, 행동과 유머를 통해 감정을 유도한다”는 서구 콘텐츠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또한 넷플릭스 플랫폼에 맞게 각 회차는 짧고 유쾌하며, 모바일로 보기에 최적화된 구성을 가진다. 결국 ‘Travels with My Father’는 가족이라는 가장 익숙한 관계 속에서, 예상 밖의 감정을 끌어내는 예능적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여행 예능의 본질: 감정 중심 vs 유머 중심, 관계 설계의 차이
‘꽃보다 청춘’과 ‘Travels with My Father’는 모두 여행을 통해 관계를 조명하지만, 그 관계를 드러내는 방식, 감정을 설계하는 전략,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톤은 전혀 다르다. 한국의 ‘꽃보다 청춘’은 감정의 흐름과 진심의 교류에 집중하며, 여행은 우정을 재확인하고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로 기능한다. 반면, 미국의 ‘Travels with My Father’는 갈등과 충돌을 유머로 풀어내고, 정서는 서서히 배어 나오게 설계된다. 이 차이는 문화적 감정 표현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콘텐츠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한국 예능은 감정의 직접 표현, 관계의 진정성, 서정적인 편집을 강조하는 반면, 서구 예능은 간접 표현, 유머 기반의 서사, 캐릭터 충돌 중심의 전개를 선호한다. 따라서 ‘꽃보다 청춘’은 잔잔하고 여운이 긴 서사로, ‘Travels with My Father’는 빠르고 유쾌한 대조를 통해 감정을 유도한다. 이 두 프로그램은 각각의 방식으로 ‘여행’이라는 형식을 빌려 관계의 본질을 파헤치며, 시청자에게 다양한 감정적 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플랫폼의 차이도 전략에 영향을 준다. ‘꽃보다 청춘’은 TV 중심 장기 시청을 전제로 서사를 천천히 풀어내는 구조이고, ‘Travels with My Father’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특성에 맞춰 짧고 강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구성된다. 결국 두 프로그램 모두 친숙한 관계를 새로운 시공간에 던져 넣음으로써 예측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를 포착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여행 예능은 이제 단순한 장소 소개를 넘어서, 사람 간의 감정과 유대, 웃음과 충돌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는 장르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출발 드림팀’ vs 미국 ‘Wipeout’ (0) 2025.07.05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동상이몽’ vs 미국 ‘The Osbournes’ (0) 2025.07.04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워크맨’ vs 영국 ‘Dirty Jobs’ (0) 2025.07.04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무한도전–너의 이름은’ vs 미국 ‘Queer Eye’ (0) 2025.07.03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맛있는 녀석들’ vs 미국 ‘Man vs Food’ (0)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