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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출발 드림팀’ vs 미국 ‘Wipeout’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5. 09:00
예능 프로그램은 웃음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 웃음을 만드는 방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형 미션 예능’은 시청자에게 강한 몰입감을 주는 장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이 장르는 출연자가 몸을 움직여 장애물을 넘거나, 기록에 도전하거나, 경쟁 속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장면을 통해 긴장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성취와 도전, 좌절과 유쾌함이 함께 뒤섞인 극적인 구조를 만든다.
이런 도전형 예능의 대표작이 바로 한국의 ‘출발 드림팀’과 미국의 ‘Wipeout’이다. ‘출발 드림팀’은 1999년부터 방송된 KBS의 대표적인 장수 스포츠 예능으로, 연예인들이 다양한 체력 게임과 릴레이 경기, 수중 장애물 미션 등에 도전하는 포맷을 가졌다. 반면 ‘Wipeout’은 2008년 미국 ABC에서 시작되어 큰 인기를 끈 프로그램으로, 일반인이 초대형 물리적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신체 게임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참가자의 성격, 연출 기조, 도전 구조, 실패 처리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글에서는 ‘출발 드림팀’과 ‘Wipeout’의 구성과 전략을 비교하여, 도전형 예능이 국가별로 어떻게 다른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했는지를 분석한다.
한국 ‘출발 드림팀’: 팀워크와 감동 중심의 스포츠형 예능
‘출발 드림팀’은 한국 예능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형 프로그램 중 하나다. 초창기에는 연예인 중심 캐스팅으로 구성되어, 출연진이 팀을 나눠 체력 미션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콘텐츠는 장애물 넘기, 수중 슬라이드, 뜀틀, 릴레이 경기, 체력 테스트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출연진은 승패보다는 노력, 팀워크,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진지함’과 ‘감동’을 동시에 담은 연출 방식이다. 출연자는 단순히 게임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팀을 위해 희생하는 태도, 재도전을 향한 열정 등을 통해 감동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이런 장면을 슬로우모션, 감성적인 배경음악, 내레이션을 활용해 극적으로 부각시킨다. 예를 들어, 수중 점프에 계속 실패하다가 마지막 도전에 성공하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도 함께 울고 웃는 감정의 흐름을 공유하게 된다.
또한 ‘출발 드림팀’은 단순 개인기보다는 ‘팀 경기’와 ‘협동’이 강조되는 구조로, 한국 사회가 선호하는 집단적 연대, 협력의 가치를 예능 구조 속에 녹여냈다. 경쟁보다 성장과 화합의 메시지가 강조되었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활약뿐 아니라 사람 간의 관계, 응원, 의리에 감정이입하게 된다. 이처럼 ‘출발 드림팀’은 신체 게임을 매개로 한 감동 서사 예능으로 발전했으며, 지금까지도 비슷한 스포츠 예능의 원형으로 자주 언급된다.
미국 ‘Wipeout’: 실패의 유쾌함을 극대화한 시청각 코미디
미국의 ‘Wipeout’은 전형적인 유쾌한 실패형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초대형 수중 장애물 코스를 통과해야 하며, 각 코스는 점프, 회전판, 미끄럼틀, 흔들리는 다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실패’를 콘텐츠로 삼는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물속에 빠지거나 벽에 부딪히거나 미끄러지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실패는 시청자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주요 장치가 된다.
‘Wipeout’의 편집 방식은 속도감 있고 과장된 효과 중심이다. 슬로우 모션으로 물에 빠지는 순간을 반복하고, 충돌 장면에 효과음을 넣으며, 참가자의 코믹한 표정과 반응을 강조한다. 특히 해설자 두 명이 참가자의 행동을 보며 유쾌한 농담과 풍자성 멘트를 주고받는 해설 구조는, 프로그램의 유머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시청자는 경기의 긴장감보다는 참가자의 좌충우돌 도전 과정 자체를 즐긴다.
‘Wipeout’은 미국 예능이 가진 개인 중심, 쾌락 중심, 과장된 리액션 중심이라는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참가자는 대부분 일반인이며, 이들이 겪는 실패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장치로 소비된다. 또한 우승자에게 상금이 주어지는 구조는 경쟁 요소를 살리면서도, 승자보다 패자의 이야기에 더 많은 웃음과 집중이 쏠리는 특이한 구조를 만든다. 이 프로그램은 ‘도전=재미’라는 공식을 극대화하며, 실패를 격려와 유쾌함으로 전환시키는 미국형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 예시로 볼 수 있다.
도전형 예능의 문화적 진화: 감동 서사 vs 유쾌한 충돌
‘출발 드림팀’과 ‘Wipeout’은 모두 도전과 실패를 중심에 두지만, 그 실패를 어떻게 보여주고, 어떤 감정을 유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예능 경험을 만든다. 한국의 ‘출발 드림팀’은 실패를 극복의 과정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서 인간적인 면모, 팀워크, 진심을 발견하도록 설계되었다. 반면 미국의 ‘Wipeout’은 실패를 유쾌한 오락거리로 전환하고, 출연자의 망가짐을 통해 가벼운 웃음과 해방감을 전달한다.
이 차이는 국가별 문화 코드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공감과 감정 이입, 공동체 중심의 서사, 노력의 정당성에 가치를 둔다. 따라서 ‘출발 드림팀’은 출연자 간의 유대, 땀과 도전의 가치, 감동 서사 구조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반면 미국은 개인의 자유, 표현의 과감함, 해학적 거리두기를 즐기며, ‘Wipeout’은 과장된 행동과 물리적 충돌 자체를 웃음의 재료로 사용한다.
결국 두 프로그램은 육체적 게임이라는 동일한 형식을 통해 서로 다른 방향의 정서를 끌어낸다. 하나는 신체 도전 속에서 인간관계를 조명하고, 다른 하나는 신체 실패 자체를 유쾌하게 소비한다. 이처럼 도전형 예능은 단순히 ‘게임을 한다’는 형식을 넘어서, 각 사회가 원하는 감정 소비 방식, 웃음의 정체성, 인간에 대한 해석을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앞으로의 도전형 예능은 이 두 가지 전략을 적절히 결합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하이브리드형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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