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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비긴어게인’ vs 미국 ‘Tiny Desk Concert’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5. 14:00
디지털 시대의 음악 콘텐츠는 빠르게 소비되는 대신, 진정성 있는 음악을 향한 갈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 유튜브, 스트리밍 플랫폼, SNS가 음악의 유통 채널이 된 지금, 대형 무대와 화려한 무대 장치가 없어도 감성을 자극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소규모 음악 콘텐츠’는 오히려 더욱 강한 여운을 남긴다. 작은 공간, 가까운 거리, 절제된 편집 속에서 전달되는 음악은 시청자에게 보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감정 경험을 제공하며, ‘듣는’ 음악에서 ‘느끼는’ 음악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음악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JTBC ‘비긴어게인’과 미국 NPR의 ‘Tiny Desk Concert’다. ‘비긴어게인’은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이 해외 도시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음악의 본질을 찾는 프로그램이고, ‘Tiny Desk Concert’는 NPR 스튜디오의 작은 책상 앞에서 다양한 뮤지션들이 생음악을 선보이는 고정 포맷의 음악 영상 콘텐츠다. 이 두 콘텐츠는 소규모 무대를 통해 음악이 가진 감동을 극대화하면서도, 연출 방식, 문화적 배경, 감성 설계, 시청자 몰입 전략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본문에서는 ‘비긴어게인’과 ‘Tiny Desk Concert’의 구조를 비교해, 현대 음악 콘텐츠가 어떻게 ‘작음’을 통해 더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지를 분석한다.
한국 ‘비긴어게인’: 거리에서 전하는 진심, 음악의 감성 여행
JTBC의 ‘비긴어게인’은 2017년 처음 방영된 후 꾸준한 인기를 얻은 음악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팀을 이루어 외국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진행하며 다양한 시민들과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음악은 대본 없는 현장성 위에서 즉흥적으로 구성되며, 낯선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뮤지션의 감정이 어우러진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처럼 완성된다.
‘비긴어게인’의 가장 큰 장점은 음악과 여행, 그리고 사람 사이의 감정 교류를 연결하는 연출력에 있다. 제작진은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문화적 장벽을 넘고 감정을 전달하는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유럽 도시의 거리, 시장, 해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공연은 현지인들의 반응을 그대로 담아내며, 음악의 감동을 시청자에게 대리 체험하게 만든다.
감정 연출은 한국 예능 특유의 정서 중심 편집 방식으로 설계된다. 감성적인 음악, 인터뷰 컷, 현장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카메라 무빙은 시청자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음악이 끝난 후 출연자들이 말하는 "노래하면서 울컥했다", "현지인이 감동했다"는 진솔한 고백은, 콘텐츠가 단순 공연을 넘어서 감정 서사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는 ‘비긴어게인’이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 감정 기반 힐링 예능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국내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정체성과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부여한다. 대형 콘서트가 아닌 거리에서 시민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방식은, 시청자에게도 뮤지션을 더 가깝고 인간적으로 느끼게 만들며, 음악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결국 ‘비긴어게인’은 음악을 통한 관계 회복, 진심의 전달, 그리고 삶에 대한 위로를 전면에 내세운 감성 콘텐츠다.
미국 ‘Tiny Desk Concert’: 미니멀 무대가 만들어낸 음악의 본질
미국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 제작하는 ‘Tiny Desk Concert’는 2008년 시작된 이후,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고정형 음악 콘텐츠다. 프로그램은 간단하다. NPR 오피스 내부에 있는 한 직원의 책상 앞에서 아티스트가 직접 생음악을 3~4곡 정도 공연하는 구조로, 최소한의 장비와 인력,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오직 음악만으로 승부를 건다. 이 무대에는 팝스타부터 인디 밴드, 힙합 아티스트, 재즈 뮤지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진정한 ‘라이브의 매력’과 ‘음악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Tiny Desk Concert’는 ‘작은 공간’이라는 제약이 오히려 콘텐츠의 정체성과 개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아티스트가 화려한 무대 의상이나 퍼포먼스를 내려놓고, 가까운 거리에서 청중과 마주하며 음악의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시청자는 마치 바로 앞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몰입도 높은 영상 경험을 하게 되며, 이는 콘서트보다 더 ‘진짜’ 같은 생동감을 준다.
편집은 최소화되어 있으며, 컷 전환 없이 한 테이크로 음악을 담아내는 형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음악’을 들려주려는 제작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아티스트가 실수해도 그대로 방송되며, 음향 또한 현장의 잔향까지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사운드로 전해진다. 이러한 방식은 음악의 가공 없는 매력, 즉 라이브 퍼포먼스의 정직함과 리스크를 오히려 콘텐츠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미국형 리얼리티 음악 콘텐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Tiny Desk Concert’의 또 다른 강점은 플랫폼 최적화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이 콘텐츠는 길이, 포맷, 접근성 면에서 글로벌 시청자의 감각에 맞춰져 있으며, 아티스트에게는 홍보의 장이자 팬에게는 한층 더 가까운 공연 체험이 된다. 따라서 이 콘텐츠는 공연장의 장벽을 허물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연 문화를 선도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작지만 진한 음악 콘텐츠, 감정 설계의 차이와 공통점
‘비긴어게인’과 ‘Tiny Desk Concert’는 모두 대형 무대가 아닌, 작고 밀착된 환경에서 음악을 중심에 둔 콘텐츠지만, 그 연출 방식과 감정 설계 전략은 매우 다르다. 한국의 ‘비긴어게인’은 음악과 여행, 사람 사이의 감정을 중심으로 드라마적 서사 구조를 짜며, 시청자가 음악을 통해 감동과 힐링을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미국의 ‘Tiny Desk Concert’는 절제와 무가공의 리얼리티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청자가 음악 그 자체에 몰입하도록 한다.
이 차이는 각 나라의 콘텐츠 문화에서도 기인한다. 한국은 감정을 서서히 고조시키는 연출을 선호하며, 정서 중심의 편집과 음악적 감동을 결합한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미국은 리얼리티와 즉흥성, 미니멀리즘을 통해 ‘진짜’를 보여주는 전략을 선호한다. ‘비긴어게인’은 이야기와 감정을 엮어 음악의 깊이를 만들어내고, ‘Tiny Desk Concert’는 음악을 최대한 객관화된 방식으로 제공하며 해석은 시청자에게 맡긴다.
그러나 이 두 콘텐츠는 공통적으로 음악을 통한 ‘접속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한다. 무대는 작지만,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감정과 진심은 훨씬 더 깊고 크다. 출연자의 거창한 언변보다, 소박한 목소리와 진심이 담긴 눈빛이 더 많은 공감을 유도하고, 이것이 바로 소규모 음악 콘텐츠의 힘이다. 앞으로도 음악 예능은 대형 무대보다는, 관계와 진심에 기반한 소규모 포맷으로 계속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의 감정과 음악의 진심이 놓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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