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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개는 훌륭하다’ vs 미국 ‘The Dog Whisperer’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6. 09:00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자 일상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반려견은 가장 가까운 동물 친구로서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감정 교류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흐름은 방송 콘텐츠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동물 예능, 그중에서도 반려견 중심의 예능 포맷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중심 서사로 다루며, 단순한 ‘귀여움’이나 ‘감동’을 넘어서 행동 교정, 심리적 이해, 공존의 기술까지 조명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의 KBS ‘개는 훌륭하다’와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The Dog Whisperer with Cesar Millan’이 있다. ‘개는 훌륭하다’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을 전문가와 함께 진단하고 교정하는 과정 속에서 견주와 반려견의 관계 회복을 그린다. 반면 ‘The Dog Whisperer’는 훈련사 세자르 밀란이 미국 전역을 다니며 공격성, 불안, 공포 등을 겪는 반려견을 직접 교정하고, 인간과의 에너지 균형 회복을 강조한다.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훈련을 다루지만, 훈련 방법, 문제 진단 방식, 인간-개 관계에 대한 철학, 연출 구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 글에서는 두 포맷을 비교 분석하여, 동물 예능이 단순한 볼거리에서 교육과 정서 콘텐츠로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리고 각국의 문화적 반려동물 인식이 프로그램 구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개는 훌륭하다’ vs 미국 ‘The Dog Whisperer’

    한국 ‘개는 훌륭하다’: 공감형 훈련과 감정 치유 중심의 예능 구조

    KBS의 ‘개는 훌륭하다’는 2019년부터 방영된 반려견 훈련 및 공감 예능으로, 훈련사 강형욱과 진행자 이경규, 장도연이 함께 문제견을 방문하는 구조를 기본 포맷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실적인 반려견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감정의 흐름과 견주의 반성을 중심에 둔 연출 방식이 특징이다. 즉, 개의 문제 행동은 결국 사람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한다.

    가장 두드러진 구성 요소는 훈련자와견주 간의 심리 상담적 접근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단순히 개를 훈련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보다는, 훈련사가견주의 태도, 환경, 감정 상태까지 함께 분석한다. 강형욱은 문제견의 행동을 지적하기보다,견주가 평소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묻고, 그 과정에서 관계 회복을 위한 조언을 제공한다. 이런 방식은 시청자에게 훈련은 개가 아니라 사람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프로그램의 교훈적 성격을 강화한다.

    연출은 한국형 감정 중심 예능답게, 감동과 공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훈련이 성공했을 때 견주가 눈물을 흘리거나, 반려견이 변화를 보이며 주인의 품에 안기는 장면은 감정의 클라이맥스로 기능한다. 자막은 훈련의 포인트를 정리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장으로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음악은 분위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모든 요소는 시청자에게 "훈련은 단순 기술이 아닌 감정과 신뢰의 회복 과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점차 유기견 입양, 견주 교육, 동물 학대 예방 등으로 주제를 확장하면서, 반려문화 전반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도 함께 다룬다. 결국 ‘개는 훌륭하다’는 예능의 형식을 빌린 교육형 다큐에 가깝고, 한국 사회의 반려동물 문화 성숙에 기여하고 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미국 ‘The Dog Whisperer’: 에너지와 리더십 중심의 교정형 다큐 포맷

    ‘The Dog Whisperer’는 훈련사 세자르 밀란(Cesar Millan)이 출연하는 행동 교정 전문 프로그램으로, 2004년부터 약 9년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되며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세자르는 “문제는 개가 아니라, 개를 잘못 대하는 인간의 에너지에 있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반려견의 행동학적 원인 분석과 인간의 행동 변화를 병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훈련이라는 용어보다 ‘균형 회복’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자르 밀란의 훈련 방식은 냉철하고 과학적인 분석 + 직관적 에너지 관리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다. 그는 반려견의 공격성, 불안, 공포, 분리불안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원인을 단지 행동에 두지 않는다. 견주가 일관성 없는 태도, 불안정한 감정, 리더십 부족을 보이면 개가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본다. 그래서 훈련보다 더 중요한 건 견주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며, 세자르는 종종 견주를 훈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연출은 매우 사실적이고 정보 중심이다. 자막은 훈련 기술을 요약하거나 개의 상태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과장된 음악이나 감정 연출은 지양된다. 촬영도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한 에피소드에 다수의 사례가 담기고, 훈련 과정 전후의 행동 변화를 비교 분석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는 시청자에게 명확한 원인-해결-결과의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훈련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미국의 반려견 문화는 ‘주인과 반려견 사이의 명확한 역할 구분’, 즉 주인은 리더이고 개는 그를 따르는 존재라는 개념이 강하게 작용한다. ‘The Dog Whisperer’는 이러한 문화 코드를 바탕으로, 훈련은 권위와 에너지의 흐름을 잡는 것이라는 철학을 일관되게 전달한다. 이 점은 한국의 ‘함께 공감하는 관계 중심’ 훈련 방식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인간-개 관계 철학의 차이: 감정 공감 vs 에너지 균형

    ‘개는 훌륭하다’와 ‘The Dog Whisperer’는 모두 문제견을 훈련하고,견주의 인식을 변화시키며, 사람과 개의 공존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들은 ‘훈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관점부터, 연출과 감정 설계, 시청자 유도 방식까지 모두 다르다. 한국의 ‘개는 훌륭하다’는 감정과 공감, 관계 회복 중심의 포맷을 통해 시청자에게 힐링과 교육을 동시에 제공한다. 반면 미국의 ‘The Dog Whisperer’는 이론과 에너지, 행동의 결과 중심으로, 객관성과 정보성을 우선시하는 구조를 가진다.

    문화적 차이 역시 뚜렷하다. 한국은 감정 중심 사회로, 동물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정서적 관계가 강조된다. 이 때문에 ‘개는 훌륭하다’는 개의 행동보다는 그 행동을 둘러싼 감정과 상황을 드러내며, 훈련은 ‘신뢰 회복’의 과정으로 여겨진다. 반면 미국은 행동주의 심리학, 개인의 책임, 권위 있는 리더십을 중요시하며, 훈련은 곧 질서와 일관성의 재확립으로 해석된다.

    연출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 감동과 눈물, 잔잔한 교훈을 통한 공감 유도를 선호하고, 미국은 논리적인 구조와 행동 변화의 선명함을 통해 신뢰를 구축한다. 결과적으로, ‘개는 훌륭하다’는 관계 개선형 예능 다큐, ‘The Dog Whisperer’는 훈련 기술 중심 다큐 리얼리티로 각각의 장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 두 프로그램은 공통적으로 반려동물 문화의 성숙에 기여하고, 반려인에게 실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동시에 인간이 동물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동물 예능은 단순한 귀여움이나 재미가 아니라, 책임감과 이해, 공존의 기술을 시청자에게 가르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 진화 방향은 국가별 감정 문화와 동물 인식 차이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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