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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온앤오프’ vs 미국 ‘Selena + Chef’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26. 09:00
디지털 미디어의 확장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예능 포맷의 중심축은 ‘관찰’에서 ‘자기 노출’로, 집단에서 1인 시점으로 급속히 전환되었다. 이제 스타들은 무대 위 모습뿐 아니라, 일상의 민낯과 사적인 시간까지 공개하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이런 흐름은 팬들이 원하는 ‘실제 성격’, ‘진짜 삶’을 직접 보여주려는 셀프캠 기반 리얼리티의 부상을 이끌었다.
이 흐름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한국의 tvN 예능 <온앤오프>와 미국 HBO Max의 <Selena + Chef>다. 전자는 다양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온(일할 때)’과 ‘오프(사생활)’를 스스로 촬영하고 공개하는 다큐형 관찰 예능이고, 후자는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가 자택에서 요리사들과 화상으로 요리를 배우며 자신의 미숙함과 인간미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1인 중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스타의 일상과 내면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여주려는 목적을 공유하지만, 연출 방식, 정서 설계, 시청자와의 거리 조절법에서는 상당히 다른 접근을 택한다. 한국은 스타의 이중적 삶을 테마로 ‘격차와 밸런스’를 보여주며 교감을 유도하고, 미국은 실수와 허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솔직함과 공감’을 앞세운다. 이 글에서는 ‘온앤오프’와 ‘Selena + Chef’를 중심으로 1인 시점 리얼리티의 문화적 연출 전략을 깊이 비교해본다.
한국과 해외예능 포맷비교의 한국 ‘온앤오프’
<온앤오프>는 스타들의 사적인 시간을 관찰하는 관찰형 셀프 리얼리티로, 연예인의 ‘온(ON: 공식 활동)’과 ‘오프(OFF: 사적 시간)’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이중 구조를 채택한다. 여기서 핵심은 셀프캠을 기반으로 하되, 카메라가 비추는 시점이 ‘연출된 자연스러움’을 의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연자는 자신의 일상, 루틴, 취미생활, 인간관계, 집안 풍경 등을 고스란히 공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의 완벽한 이미지와 평범한 일상의 간극을 보여주며 인간적 매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화려한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는 ‘온’의 모습 뒤에는 정리되지 않은 방, 가족과의 통화, 셀프 요리 등이 등장하고, 이는 시청자로 하여금 "나와 비슷한 사람이다"라는 정서적 연결을 유도한다. 다만 이 일상은 진짜 ‘무방비 상태’라기보다는, 기획된 편안함, 의도된 꾸밈없는 연출을 전제로 한다.
또한 <온앤오프>는 다중 카메라와 외부 촬영팀, 스튜디오 MC 해설을 결합한 다층적 구조로 구성된다. 셀프카메라는 스타가 스스로 찍는 장면을 담지만, 실제 방송에는 제작진의 후반 편집과 스튜디오 MC들의 해석이 개입되어 시청자의 인식을 유도한다. 즉, 온전히 스타의 시점이라기보다는 연출된 셀프 리얼리티라는 새로운 장르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한국식 리얼리티의 특징인 ‘적당한 거리두기와 절제된 진정성’을 보여준다. 스타는 자신을 공개하되, 너무 깊이 들어가거나 사생활을 과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대신 공감 가능한 부분을 부각시키고, 감성적인 연출로 친근감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한국 시청자가 기대하는 ‘연예인의 인간적인 면’과 ‘조심스러운 노출’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반영한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의 미국 ‘Selena + Chef’
미국 HBO Max에서 방영된 <Selena + Chef>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기획된 셀레나 고메즈의 비대면 요리 예능 시리즈로, 셀레나가 집에서 원격 연결된 셰프들과 요리를 배우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이 프로그램이 화려한 세트나 고정 포맷 없이, 그녀의 실제 주방, 실제 가족, 실제 상황을 전혀 꾸밈없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여기서 핵심은 ‘리얼함’이 아니라, ‘허점 있는 리얼함’이 얼마나 공감 가는가에 있다.
셀레나는 프로그램 내내 요리 실수가 많다. 칼질을 서툴게 하거나, 재료를 엉뚱하게 섞거나, 심지어 음식이 망가지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감추거나 과하게 연출하지 않고, 오히려 시청자에게 “나도 못해요, 같이 배워봐요”라고 말하듯 자연스럽게 인정한다. 이런 포맷은 미국식 리얼리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결핍 기반의 진정성 전략”으로, 완벽함보다 실수와 솔직함으로 친근함을 쌓는 방식이다.
<Selena + Chef>는 고정된 카메라 여러 대가 집 내부에 설치되어 있으며, 촬영감독 없이 자동 추적형 고정 앵글과 화상 연결 화면을 활용한다. 이로 인해 시청자는 마치 줌(Zoom) 회의에 들어온 듯한 무편집적인 감각을 느끼며, 시청과 참여의 경계를 모호하게 경험한다. 요리를 배우는 과정이 진짜이며, 진행자의 부족함은 오히려 콘텐츠의 감정선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
이 프로그램은 또한 매 회 수익을 코로나19 지원 단체에 기부하는 ‘사회적 기여 포맷’을 내세워, 스타의 공감과 진정성을 강화한다. 셀레나는 유명 스타이지만, 화면 속에서는 편안하고 허술한 ‘이웃 같은 셀레나’로 포지셔닝된다. 이는 미국 콘텐츠가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는 전형적인 서사 전략이며, 팬과의 감정적 유대는 화려함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정직함에서 나온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분석 결과 완성된 일상 vs 허술한 인간미
한국의 <온앤오프>와 미국의 <Selena + Chef>는 모두 스타가 직접 등장해 자신의 사적인 모습을 셀프캠 기반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그 리얼리티의 깊이, 연출의 방식, 시청자와의 거리 조절 전략에서 확연히 다른 정서적 문화 코드를 갖는다. 이는 두 국가의 스타 소비 방식, 진정성에 대한 기대, 방송 윤리의 기준과도 연결된다.
<온앤오프>는 정리된 일상과 조율된 감정선을 통해 ‘공감 가능한 스타’를 구성한다. 이들은 진짜 모습을 보여주되, 항상 일정한 선을 넘지 않으며, 사적 공간을 연출된 다큐처럼 편집해 ‘보여줄 수 있는 진짜’만을 노출한다. 이는 한국 시청자의 기대치 – 친근하지만 품위 있는 스타 이미지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작 전략이기도 하다.
반면 <Selena + Chef>는 허술하고 불완전한 모습을 전면에 내세우며 진정성을 강화한다. 요리를 못하는 장면, 실수, 당황한 표정 등은 모두 ‘인간적인 셀레나’라는 인식의 재료가 된다. 시청자는 그녀의 스타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나와 다르지 않다”는 감정적 평등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미국 리얼리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불완전함의 공감 전략’이다.
또한 두 프로그램은 1인 시점 리얼리티의 윤리적 방향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셀프카메라이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의 해석이 결합되어 사생활의 안전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한다. 반면 미국은 스타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를 직접 관리하고 책임지며, 진정성을 설계한다. 이는 콘텐츠 제작의 주체가 누구인지, 리얼리티에 얼마나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방송 구조 자체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온앤오프>는 ‘관리된 진정성’을 통해 스타와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Selena + Chef>는 ‘허용된 허점’으로 진짜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감정 전략을 구사한다. 두 포맷은 모두 셀프 리얼리티의 중요한 진화이지만, 진정성을 구축하는 방식에서는 명확한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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