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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한국 ‘과학터치’ vs 미국 ‘MythBusters’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2025. 7. 13. 09:00
과학 콘텐츠는 오랫동안 교육 채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 미디어는 과학조차 "볼거리"로 바꾸는 데 성공했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과학 실험 리얼리티 예능이다. 이 장르는 실험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증명하거나, 도시 전설을 해체하고, 과학적 사고를 유쾌하게 체험하도록 구성된다. 특히 ‘정보’와 ‘흥미’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콘텐츠의 질과 영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의 ‘과학터치’와 미국의 ‘MythBusters’는 이러한 과학 리얼리티 포맷을 대표하는 콘텐츠다. ‘과학터치’는 한국의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활 속 과학 실험을 쉽게 풀어주는 교양형 과학 예능이며, ‘MythBusters’는 미국 Discovery Channel에서 2003년부터 방영된 전설적인 과학 실험 예능 프로그램으로, 각종 ‘미신’, ‘도시 전설’을 과학적 실험으로 검증하는 형식이다.
두 프로그램은 과학의 대중화를 시도하면서도,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실험을 흥미롭게 구성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는지에서 문화적 차이가 크다. 이 글에서는 ‘과학터치’와 ‘MythBusters’를 비교하여, 과학 콘텐츠가 정보와 오락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하고, 그것이 어떻게 시청자 경험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한다.
한국 ‘과학터치’: 교육 콘텐츠의 예능화, 안전한 정보 전달을 최우선으로
‘과학터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기획하고 여러 공공 미디어 플랫폼에서 송출된 과학 대중화 프로젝트 기반 프로그램으로,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 콘텐츠로서 과학의 기본 원리를 일상 속 실험으로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콘텐츠는 전형적인 과학 다큐멘터리의 진지함을 벗어나, 예능 포맷을 차용해 쉽고 친숙한 과학 설명을 지향한다.
‘과학터치’의 핵심 전략은 ‘생활 밀착형 과학’이다. 즉, 이 프로그램은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복잡한 과학보다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자연 현상이나 기술적 원리를 시청자에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왜 라면은 둥글게 말려 있을까?’,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같은 실용적 주제를 통해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문 과학자의 해설과 간단한 실험을 통해 내용을 검증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흥미보다는 정보의 정확성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험은 비교적 정제된 방식으로 진행되며, 안전 수칙과 이론적 배경 설명이 빠짐없이 따라온다. 이는 교육기관의 공식 콘텐츠라는 성격 때문이며, ‘무엇을 보여주느냐’보다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출연자 역시 전문가 위주의 구성이 많고, 리액션이나 코미디적 장치는 최소화되어 있다. 이런 점은 ‘과학터치’가 예능이라기보다는 교육 다큐에 가까운 교양 콘텐츠임을 보여준다.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은 얻지만, 오락적 흡입력은 제한될 수 있다. 즉, 정보의 신뢰성은 확보되지만, 몰입감이나 반복 시청률은 떨어지는 구조다.
미국 ‘MythBusters’: 파괴적 실험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 과학의 쇼타임
‘MythBusters’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간 방영된 미국 과학 실험 예능의 대표작이다. 아담 새비지와 제이미 하이네먼을 중심으로 한 출연진은 “총알로 자물쇠를 열 수 있는가?”, “차 안에서 핸드폰을 쓰면 주유소가 폭발할까?”, “콜라에 멘토스를 넣으면 정말 폭발하는가?” 같은 도시 전설, 영화 속 장면, 대중적 의문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실험의 연출력이다. 작은 실험이라도 슬로우 모션, 드론, 타임랩스, 다양한 카메라 구도로 극적인 영상미를 만들어내며, 시청자에게 마치 ‘액션 영화 한 장면처럼 과학을 체험’하게 한다. 실패도 콘셉트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실험 중 일어나는 웃긴 상황이나 예측 불가한 결과도 그대로 활용하면서 과학의 ‘과정 자체’에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MythBusters’는 위험한 실험이나 실패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폭발 실험, 고속 충돌, 침수 테스트, 낙하 실험 등은 때로 실제 위험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시각적 자극을 제공한다. 물론 전문적인 안전 장비와 촬영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진행되지만, 이 점은 미국이 과학을 ‘스펙터클한 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문화적 특성과도 연결된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결과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과학적 태도를 강하게 전달한다. 실험 결과가 ‘미신 확정’, ‘부분적 가능성’, ‘거짓’ 등으로 분류되지만, 시청자는 결과보다도 “어떻게 이런 실험을 설계했는가”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이는 과학 콘텐츠가 단지 정답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 자체를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비교 분석 :정보 전달 vs 스토리텔링, 과학 콘텐츠가 선택한 문화적 전략
‘과학터치’와 ‘MythBusters’는 모두 과학을 실험으로 풀어내는 콘텐츠이지만, 어떻게 다루고 누구를 대상으로 하며, 어떤 감정선을 설계하는지에 있어 명확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국의 ‘과학터치’는 정보 중심의 교육형 콘텐츠, 미국의 ‘MythBusters’는 스토리 중심의 엔터테인먼트형 과학 예능이다.
‘과학터치’는 정확하고 올바른 과학적 지식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정부 기관 또는 교육재단이 주체가 된 콘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성으로, 정확성 > 흥미성의 우선순위를 갖는다. 덕분에 학생과 교사, 부모에게는 교육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 대중이 자발적으로 찾아보기에는 콘텐츠 소비의 유인이 부족할 수 있다.
반면 ‘MythBusters’는 과학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액션쇼에 가깝다. 실험은 단지 정답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서사와 시각적 쾌감의 중심축이 된다. 파괴적이고 위험한 실험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시청자에게 “이걸 진짜 해보는 거야?”라는 몰입과 궁금증을 자극한다. 정보보다 스토리텔링과 실험 과정의 극적 전개가 시청률을 견인한다.
이 차이는 단순히 포맷의 문제가 아니다. 과학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과학 교육에 어떤 접근을 허용하는가에 대한 문화적 철학의 차이다. 한국은 과학을 여전히 정답 중심의 학습 대상으로, 미국은 경험과 질문의 대상으로 여긴다. 따라서 한국의 과학 예능은 정보에 방점을 찍고, 미국의 과학 예능은 경험과 자극에 무게를 둔다.
결론적으로, ‘과학터치’는 공공 교양 콘텐츠로서 과학의 기초를 전달하는 데 충실한 콘텐츠, ‘MythBusters’는 과학을 대중 오락화하면서도 사고 방식의 전환을 유도하는 콘텐츠로 평가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은 같은 실험 콘텐츠이지만, 과학의 대중화 전략이 문화에 따라 얼마나 다양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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