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한국 ‘미스터트롯’ vs 영국 ‘X-Factor’ – 전통 vs 현대 장르의 충돌

manualnews 2025. 6. 27. 14:00

 2000년대 이후 글로벌 방송 시장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이 장르의 강점은 단순한 가창력 경쟁을 넘어서, 사회가 음악에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문화 콘텐츠라는 점에 있다.
그 나라에서 어떤 장르가 주목받고, 어떤 방식으로 경쟁이 구성되며,어떤 기준으로 참가자를 평가하는지를 보면 음악을 대하는 국가의 정체성과 시대적 흐름을 엿볼 수 있다.한국의 <미스터트롯>과 영국의 <X-Factor>는 모두 대중이 참가자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핵심이 되는 음악 장르와 평가 기준, 감정 서사의 구성 방식, 시청자와의 관계 설정이 완전히 다르다.

‘미스터트롯’은 전통과 향수의 음악인 ‘트롯’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X-Factor’는 팝과 R&B, 힙합 등 현대 대중음악의 글로벌 기준을 반영한다.

결국 이 두 프로그램의 차이는 단순한 장르의 차이를 넘어음악을 소비하는 사회의 세대관, 문화관, 정서의 차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국과 해외 예능 포맷 비교 분석: 한국 ‘미스터트롯’ vs 영국 ‘X-Factor’

미스터트롯: 전통 장르의 부활, 감성 중심의 오디션 서사

한국의 <미스터트롯>은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방송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음악 예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이 프로그램은 기존 오디션 포맷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트롯’이라는 전통 장르를 메인 장르로 설정했고,이를 통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시청층 확보에 성공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음악 그 자체의 완성도보다도 감정 전달과 서사 중심의 구성 방식이다.참가자들은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창을 통해 인생 경험, 감정의 깊이, 부모에 대한 사랑, 고난 극복의 서사를 전달한다.심사위원들은 음정과 박자보다는 어떻게 감정을 전했는가, 시청자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였는가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또한 방송의 연출 방향도 감성 중심이다. 참가자의 사연을 클로즈업하고,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다큐 형식으로 이야기를 소개하며 "노래를 통해 삶을 위로받고, 가족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 같은 정서적 요소를 극대화한다.이러한 구조는 한국 사회의 정서 문화와 맞물리며 대표적으로 보여주는것이다. 

한국은 음악을 기술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감정의 전달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미스터트롯’은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장르적 향수와 인간적인 드라마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음악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X-Factor: 실력과 독창성의 무대, 대중성과 시장성을 겨루는 전장

반면 영국의 <X-Factor>는 음악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팝, 록, R&B, 힙합 등 현대 대중음악 장르 전반을 포괄하며,심사위원 역시 현업 프로듀서, 아티스트, 음악 산업 전문가로 구성되어참가자의 스타 가능성, 시장성, 개성과 퍼포먼스를 중점 평가한다.

<미스터트롯>이 감정의 깊이를 평가한다면,<X-Factor>는 기술력, 독창성, 브랜드화 가능성을 우선시한다.참가자가 무대 위에서 어떤 스타일을 보여주는지, 외모와 퍼포먼스가 얼마나 시장 트렌드에 맞는지를 분석하며,그 평가 기준은 ‘감동’보다는 ‘임팩트’와 ‘차별성’에 가깝다.또한 <X-Factor>는 연출 면에서도 훨씬 역동적이고 경쟁적이다.멘토와 참가자 간의 훈련 장면, 무대 뒤 갈등, 탈락자와의 이별 인터뷰 등리얼리티 요소를 극대화한 구조를 통해 드라마적인 재미를 더한다.하지만 이 모든 서사의 중심에는 ‘이 참가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가?’라는 산업적 시선이 깔려 있다.

이는 영국을 포함한 서구 대중음악 시장의 구조와 일치한다.감동보다 ‘팔릴 수 있는 음악’, 서사보다 ‘기억에 남는 콘셉트’가 우선시되는 상업성과 예술성의 결합이 오디션 프로그램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음악은 기술인가 감성인가? 오디션 프로그램이 던지는 문화적 질문

<미스터트롯>과 <X-Factor>는 모두 대중음악의 미래를 결정짓는 플랫폼이지만,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에 대한 접근법은 완전히 다르다.‘미스터트롯’은 음악을 통해 공감과 위로, 인생의 서사를 전달하려는 목적을 갖는다.그래서 기술적 완성도보다 감정 전달력, 그리고 참가자의 인간적인 매력에 주목한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음악을 정서적 공동체의 도구로 여기는 경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반면 ‘X-Factor’는 음악을 산업적 성공 가능성의 영역으로 바라본다.감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장성, 차별성, 그리고 브랜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이런 접근은 영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전반의 팝 문화와도 일맥상통하며,음악을 ‘자기 표현’이자 ‘비즈니스’로 받아들이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성공적이지만,그들이 키워낸 스타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부모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스타,영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가 되는 아티스트를 만든다.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단순한 가창력 대회가 아니다.그것은 음악을 대하는 문화적 기준과 감정의 해석 방식,그리고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소리’를 바라보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미스터트롯’과 ‘X-Factor’는 그 질문에 대해정반대의 언어로, 그러나 똑같이 진지하게 답하고 있는 것이다.